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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론의 건강 연구소 블로그입니다.
▍"가슴이 답답해요"—협심증일까, 심근경색일까?
아무런 전조 없이 갑자기 가슴이 조여오거나 숨이 막히는 듯한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합니다. 스트레스 때문일 거야,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면서요. 그러나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혹시 우리 몸이 보내는 심장의 경고 일수도 있습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보건통계에 따르면, **허혈성 심장질환(협심증과 심근경색 포함)**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64.6명에 이릅니다. 특히 고령층뿐만 아니라 40~50대, 심지어 30대 환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경각심이 요구됩니다. 심장은 어느 순간 ‘쓰러지듯이’ 아픈 것이 아니라, 사실은 오랜 시간의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때 가장 많이 혼동되는 질환이 바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입니다. 이름도 비슷하고 모두 심장과 관련이 있는 데다 증상도 어느 정도 겹쳐, 일반인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두 질환은 응급성, 위험성, 치료 방법 모두 다릅니다.
협심증은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일시적으로 좁아지면서 혈류가 감소하여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보통 활동 중에 통증이 나타났다가, 휴식을 하면 비교적 빠르게 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에 심근경색은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으로, 응급처치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즉, 협심증이 경고등이라면, 심근경색은 엔진이 꺼진 상태와도 같습니다.
그럼 이 둘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구분 | 협심증 | 심근경색 |
정의 | 심장혈관이 일시적으로 좁아져 혈류가 감소한 상태 | 심장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장근육이 괴사한 상태 |
증상 | 활동 중 통증, 가슴 조임, 어깨·팔로 방사통 / 휴식 시 호전 | 지속적 가슴 통증, 식은땀, 구토, 숨참 / 휴식해도 지속 |
응급성 | 상대적으로 낮음 / 치료 없으면 심근경색으로 악화 가능 | 고위험 / 신속한 응급 처치 필수 |
두 질환 모두 여러 공통된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이 있으며,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조심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흡연은 협심증과 심근경색 모두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며, 금연만으로도 심장질환의 위험을 약 30~50%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수면 부족 역시 중요한 위험 인자입니다. 미국심장학회지(JACC)에 게재된 2021년 연구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인 성인은 7시간 이상 자는 사람보다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이 20~30% 더 높았다고 보고됩니다. 몸은 자고 있지만 심장은 쉬지 않기 때문에, 수면 시간은 곧 심장의 회복 시간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단순히 '심장이 아프다'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질환입니다. 초기 증상을 무심코 넘기기보다는, 내 몸의 신호를 읽고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심장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증상, 이렇게 다릅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모두 가슴 통증을 동반하는 심장질환이지만, 증상의 양상과 긴급도는 확연히 다릅니다. 문제는 이들 증상이 일상적인 피로 또는 소화불량과도 혼동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처음에는 “속이 안 좋아서”, “과식해서 그런가보다”라고 넘기곤 하다가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증상의 특징을 잘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협심증의 전형적 증상
협심증은 보통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경련을 일으켜 일시적으로 혈류가 줄어들 때 발생합니다. 다음과 같은 전형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 가슴 중앙이 조이는 듯한 통증
- 왼쪽 어깨, 팔, 턱, 등으로 통증이 방사됨
- 보통 5분 이내에 사라짐
- 활동 중에만 통증 발생, 휴식 시 빠르게 회복
- 계단 오르기, 빠른 걷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의 활동이 유발 요인이 됨
이러한 증상은 특히 식사 후, 아침 시간, 추운 날씨에 더 잘 나타나며, 반복되는 경우 병원을 반드시 방문해야 합니다. 협심증이 방치되면 결국 심근경색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심근경색의 증상: 단순한 통증을 넘어선 ‘응급상황’
심근경색은 협심증과 달리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 일부가 괴사하는 상황입니다. 심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생명을 좌우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슴 중앙의 심한 압박감 또는 쥐어짜는 듯한 통증
- 20분 이상 지속되며, 휴식해도 전혀 호전되지 않음
- 식은땀, 어지러움, 구토, 심한 경우 의식 저하
- 호흡곤란, 불안감, 가슴 두근거림
이러한 증상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어깨, 팔, 등, 턱, 심지어 복부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어 혼동하기 쉽습니다. 특히 여성, 고령자, 당뇨 환자에게서는 통증 없이 피로감이나 소화불량, 메스꺼움 같은 비전형적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심근경색은 종종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립니다.
◆ 미국심장협회(AHA)에서 권고하는 '즉시 119 부를 상황'
다음과 같은 증상이 하나라도 있을 경우, 지체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 가슴 중앙의 통증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될 경우
- 통증이 어깨, 팔, 등, 턱, 복부로 확산될 경우
- 숨이 가쁘거나, 어지럽고 식은땀이 날 때
- 설명되지 않는 피로감이나 불안감이 갑자기 생길 때
심근경색은 발생 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는 질환입니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심장근육 손상은 물론이고, 생명도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통증을 참는 습관이 있는 중년 남성, 통증 감각이 둔한 당뇨병 환자, 증상을 과소평가하는 여성층에서 사망률이 높게 나타납니다.
◆ 무증상 심근경색? 당뇨병 환자는 특히 주의
대한심장학회의 최근 연구(2022년)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약 25%가 무증상 심근경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혈당 상태에서는 신경 손상이 동반되기 쉬워, 통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와 심장초음파 검진이 매우 중요합니다.
▍심장병을 피하려면 지금 당장 바꿔야 할 습관
앞서 본 것처럼 심장병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질환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오랜 시간에 걸쳐 쌓여온 생활습관의 결과입니다. 그만큼 조금씩 바꾸는 실천이 심장병 예방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세계심장연맹(WHF)은 심혈관 질환의 80% 이상이 예방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 1. 하루 30분, 주 5회 이상 걷기
운동은 가장 확실한 예방 전략입니다. 특히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심장 근육을 강화시켜 줍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일주일에 150분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을 권고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30분씩, 주 5회 걷기만 해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30% 이상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Harvard Health, 2020).
중요한 건 ‘격렬함’이 아니라 ‘지속성’입니다. 꼭 운동복을 챙겨야만 하는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 점심시간에 10분 산책하기 등 생활 속 실천이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 2. 식단을 바꾸면 심장이 살아난다
우리 식탁엔 심장을 위협하는 음식이 너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나친 나트륨 섭취, 포화지방, 가공식품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m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3500mg을 넘습니다.
특히 **포화지방(버터, 삼겹살, 튀김류)**은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높여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반대로 **불포화지방(올리브유, 견과류, 아보카도 등)**은 심장 보호 효과가 있는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식단을 구성할 때는 아래처럼 간단히 생각하면 좋습니다.
- 짠 음식 줄이기 → 국물은 반만 먹기
- 튀긴 음식 대신 구운 음식 선택
- 탄수화물 줄이고 채소 섭취 늘리기
- 매일 1줌의 견과류, 생선은 주 2회 이상
이처럼 식단 조절은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울 수 있지만, 하루 한 끼만 바꿔도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3. 금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담배는 심장질환의 가장 강력한 독성 요인 중 하나입니다. 흡연은 혈관 내피를 손상시키고, 혈전을 형성하며,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2배 이상 높입니다.
특히 니코틴은 혈압과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일산화탄소는 산소 운반능력을 떨어뜨려 심장에 부담을 줍니다.
많은 분들이 “전자담배는 괜찮지 않나요?”라고 묻지만, 전자담배 역시 니코틴과 기타 화학물질로 인해 심혈관계 독성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심장을 위한다면 완전한 금연이 필요합니다.
◆ 4.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도 심장의 숙제
2022년 미국심장협회는 ‘심장 건강을 위한 8가지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수면을 정식 포함했습니다.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이거나, 수면의 질이 나쁜 사람은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위험이 증가합니다.
또한 만성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여 혈압 상승, 심박 증가, 염증 반응을 유도합니다.
명상, 심호흡, 운동, 독서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루틴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장을 위한 작은 변화, 그 시작은 오늘입니다
심장질환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대인의 삶은 빠르고, 복잡하고, 때론 무심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의 심장은 묵묵히, 그러나 점점 더 힘겹게 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글을 통해 협심증과 심근경색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고, 각각의 증상과 위험 신호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당신의 심장은 한 걸음 더 보호받은 셈입니다.
하지만 지식은 시작일 뿐입니다. 진짜 중요한 건,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작은 습관입니다.
이 사소한 실천이 쌓여 10년 후 내 심장을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보호막이 됩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심장은 쉬지 않고 뛰고 있습니다. 그 노력을 알아주고 돌보는 일, 오늘부터 함께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