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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슈

송도 유령마천루의 비극: 생활숙박시설은 왜 지옥이 되었나? (힐스테이트 송도 스테이에디션)

by Melon.Y 202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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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에 마천루가 생겼는데… 아무도 살지 않는다?

인천 송도. 누구나 부러워하는 프리미엄 신도시, 교통도 좋고 공원도 많은 그곳 한복판에...

아무도 살지 않는 마천루가 있습니다.

 

직접 가보면 분위기가 참 묘해요. 1층 상가엔 불이 꺼져 있고, 건물은 말끔한데 인적이 없습니다.

가로수 그림자만이 출입문을 스치고, 간간히 보이는 임대문의 스티커가 건물의 현실을 말해줍니다.

이곳은 ‘힐스테이트 송도 스테이에디션’.
608실 규모의 생활숙박시설인데, 입주는 단 50여 세대에 그쳤다고 합니다.

 

처음 이곳이 분양될 땐 진짜 인기 폭발이었어요.
무려 107대 1의 경쟁률. 고가 타입은 20억이 넘었고, 최저도 5억 이상이었죠.


당시에는 다들 “사실상 아파트”라고 홍보하며, 주택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묘수처럼 보였습니다.

전입신고도 되고, 대출도 가능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계약금 포기 매물, 마이너스 피 매물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월세 수익률도 마이너스.

예를 들어, 전용 83㎡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 받는 게 현실인데, 연 이자만 1,800만 원이 넘어요.

월세로 이자도 못 막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근 아파트는 여전히 8~9억 선에서 거래되며 월세도 180 이상. 같은 입지인데도 상황은 완전히 다릅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걸까요?

 

‘사실상 주거용’의 덫… 생활숙박시설이 지옥이 된 이유

이 건물의 진짜 문제는 겉보기보다 복잡합니다.

이곳은 ‘주거용처럼 살 수 있다’는 말에 분양받은 생활숙박시설인데요.


현행법상 ‘숙박시설’은 호텔, 모텔 같은 용도입니다.
실제로 살게 되면 위법입니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 변화가 분양 이후에 터졌다는 점이죠.

2021년 이후, 생활숙박시설은 ‘숙박용’으로만 사용하라고 방침이 내려왔고, 위반 시엔 이행강제금도 예고됐습니다.

 

그럼 출구는 있느냐?
있긴 있습니다.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하면 주거용으로 전환이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또 말처럼 쉽지 않아요.
오피스텔은 더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무엇보다 ‘지구단위계획’이라는 복병이 있습니다.


이건 지방자치단체 권한이라 중앙정부도 어쩔 수 없고,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협의도 진척이 없는 상태.

결국 수분양자들은 시행사를 상대로 계약 해제를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주거용이라고 해서 샀는데 주거가 안 되면 이건 사기 아니냐”는 주장이죠.

하지만 시행사 입장은 다릅니다.
“정부 정책이 바뀐 거지, 우리는 애초에 가능한 범위 내에서 설명했을 뿐”이라는 논리.

 

이게 참… 누구의 잘못이라고만 하기도 애매한 구조입니다.

 

지금은 이행강제금 부과가 2027년 말까지 유예된 상태지만,
그 이후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일부 수분양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잔금을 치르고, 월세라도 돌리며 ‘시간 벌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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